21/02/2018
동국대 청소노동자 농성지지 입장서
- 학교는 청소노동자 8명을 즉각 충원하고, 노동자 탄압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라 -
지난 2017년 12월 31일, 동국대학교에서 8명의 청소노동자가 정년퇴임을 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정년퇴임한 8자리에 대해서 학교재정 악화로 인원충원을 할 수 없으며, 이를 청소근로장학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에 학교 청소노동자들은 2018년 1월 2일부터 학교 본관 앞에서 인원충원을 요구하며 점심집회를 진행했고, 학교와의 대화요청을 지속해왔습니다. 총 세 차례의 만남요청에 대해 학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청소근로장학 모집공고를 공지하여 선발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이에 청소노동자들은 1월 29일 학교 총장과의 만남을 요구하며 본관으로 들어갔고, 아직까지도 학교와의 대화를 갖지 못한 채 본관에서 숙식을 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한파가 지속되는 날씨 속에서 본관농성을 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들려온 소식은 인원충원이 아닌 새로운 용역업체와의 계약이었습니다. 학교는 새로운 용역업체를 고용했고, 그 업체는 고려대안암병원과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청소노동자들을 탄압하고, 부당노동행위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였습니다. 동국대학교는 불교 종립대학으로서, 학교 교훈에는 자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불교종립대학으로서 자비정신을 전파하기 이전에, 학문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입니다. 자비를 교훈으로 건 불교대학으로서, 그리고 학문기관으로서, 지금 학교당국의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노동권탄압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업체 입찰과정에서 어떤 기준으로 노동자 탄압업체가 선정이 됐는지, 청소노동자와 학생들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선정된 업체를 통보받고, 그 업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교는 인원충원을 하지 않더라도, 현재 남아있는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강도와 업무량 증가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학교 재정상 이번 인원충원 거부는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을 대체하여 진행하는 청소근로장학의 청소 범위에 화장실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청소노동자충원이 없다면, 중앙도서관, 정보문화관에 화장실 청소는 남아있는 청소노동자들의 몫이 됩니다. 학교는 이 공간에 대해 기존 청소노동자들에게 추가 일당을 줘서 청소를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 공간만을 위한 직영노동자를 충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학교는 기존 청소노동자들이 잘 해왔던 청소공간을 뺏는 것도 모자라서, 그 공간에 대한 추가업무를 통해 청소노동자들의 인건비감축을 시도하고, 이들의 노동강도와 업무량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근로장학의 근무시간은 기존 청소노동자처럼 8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청소가 어렵게 됩니다. 이는 학습공간의 청결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학교 재정이 열악하다며 청소노동자 8명을 충원을 거부하고 있는 학교는 최근 청소노동자들의 인원충원 농성이 이뤄지고 있던 2월 8일 312회 이사회에서 교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교직원 직급정원 상향안을 승인했습니다. 재정이 없다던 학교가 같은 기간 교직원의 월급을 올리는 안을 통과시킨 것입니다. 청소노동자 인원충원 거부가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이라던 학교는 교직원의 직급정원 상향안을 통해 학교당국의 모습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확인시켜주는 자승자박의 꼴이 된 것입니다. 더 이상 학교는 청소노동자들의 요구에 침묵하지 말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할 것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은 현재 정년퇴임에 대한 당연한 수순이었던 8명의 인원충원과 더불어, 불투명한 용역업체 입찰과정을 공개하고, 업체재입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 31대 사회과학대 단과대 운영위원회 또한 노동자들의 요구를 지지하며, 3월에 찾아올 따듯한 봄과 함께 이 문제도 해결되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2018년 2월 21일
제 31대 사회과학대 단과대 운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