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2013
12학번 언론정보학과 이준혁 학우께서 인하광장에 올린글을 이곳에서도 나누고 싶다는 요청을 하셨습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이 물결이 어떻게 끝을 맺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안에 정치에 관한 무관심의 반성이 공통으로 들어있는 것 같아 이를 주제로 글을 써 봅니다. 이공계생이라 그 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다는 글을 몇번 봤습니다. 사실 이건 꽤나 슬픈 말입니다. 이공계와 정치에 대한 관심 사이에는 어떤 인과관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 말이 큰 이질감 없이 통용되고 있다는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정치란 권력을 잡기 위한 모든 활동을 칭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정치는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곁에 항상 존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똥을 싸고 물을 내리는 행위조차, 그 안에 배설물 처리에 관한 법률부터, 하수도 관리 오물 처리 방법조차 모든 것이 정치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공계 학우여러분은 자신의 전공을 정치에 대한 무지의 변명으로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인문계생이 가질 수 없는 이공계생으로써만 생각 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의 의견들을 표출하고 자유롭게 토론함으로써 민주주의를 풍요롭게 하고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할수 있다고 봅니다.
서론이 조금 길었습니다만, 저는 보수에 대해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안녕하십니까의 물결이 좌파식 힐링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보수의 의견 역시 섞여들어가야 합니다. 다양한 생각, 의견 안에서 모두가 기쁘게 인정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이 참된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생각에 글을 이어 나가겠습니다. 저는 일단KTX 자회사 논란, 밀양 송전탑 시위 등의 구체적인 토픽에 대해서 말 하려는게 아닙니다. 요샌 보수가 보수다라고 말하기 껄끄러운 세상입니다. 약간의 견해만 내놔도 일베충 의혹이 튀어 나오고 꽤나 박해를 받는 탓에 다소 말하기 껄끄럽습니다. 언제부터 보수 = 일베 라는 공식이 성립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일베가 보수집단인 것은 맞지만, 보수가 일베인 것은 아닙니다. 일베가 욕을 먹는 이유는 반인륜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 때문이어야 합니다. 그 외에 그들의 정치적인 견해에 대해서 욕을 해서는 안됩니다. 현 정부를 지지한 51%의 국민에 대한 49%의 의견은 너무나도 충격적입니다. 51%에 늙은이들이 들어있어서 그렇다느니, 왜 박근혜 찍냐고 아빠랑 싸웠다느니 일반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49%의 일부에 대해 말하는 겁니다. 그 일부는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알지 못하는 게 틀림없습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배격하는 진보는 일베 욕할 자격 없습니다.
자기가 가진 지식을 과신하며, 그 지식 밖에 있는 사람은 무식하다, 옳지 않다 라고 매도합니다. 이거야 말로 무식한거 아닙니까? 더 웃긴건 일베를 까는 이유 중 하나가 저거라는 사실입니다. 서로 이념만 다를 뿐 역지사지 아닙니까? 그리고 또 하나, 과연 노인분들이, 우리의 아버지가 지식이 없어서 무식해서 '박정희 때가 나았다' 라고 하시는 걸까요? 여기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으나 저는 제 할아버지, 아버지와 이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쉽게 요약하자면 '너희가 못먹는 아픔을 아느냐' 입니다. 의식주, 특히 식생활에 대한 안녕은 지금히 훨씬 안녕할겁니다. 그 못 먹는 고통을 해결해 준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겁니다. 밥통을 열어서 밥이 없으면 찬장에서 라면을 꺼내는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일것입니다. 제가 '경제개발 계획은 군사정변 이전에 계획되어 있었던거 아니냐' 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경제성장은 박정희의 업적이죠. 그 당시 보여지는 리더쉽이나 카리스마 역시 아직도 지지층이 존재하는 원인인 것 같습니다. 자, 과연 우리가 그 시대를 직접 살았더도 나의 생각은 지금과 변함이 없을까? 하고 냉정하게 질문했으면 합니다.
우리가 지식수준이 높고, 그 당시 지식수준이 낮아서. 민주주의가 아직 제대로 자리 잡기 전이라서 그런 걸까요?대학교 3,4학년 분들 1,2학년 특히 1학년 새내기 학우를 보면 '애기같다' 는 생각 들지 않으시던가요? 고작 많아야 5,6년 차이 나는데 말이죠. 나이드신 분들이 보기에는 오히려 우리가 '애기같다' 라고 생각하시지는 않을까요. 이런 논의에는 답이 없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격돌. 발전과 복지의 대립. 어느 쪽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겠죠. 이 두 요소는 서로 정반대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두 요소는 중국의 음양처럼 상호대대의 관계를 형성합니다. 상호대대는 본래 서로 반대이면서 서로를 이루어주는 것이다. 일체의 사물은 서로 반대이면서 서로를 이뤄주는’ 조화의 관계에서 성립한다. 순전하게 단독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정한 극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재밌게도 두 요소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목적을 위해 작용합니다.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것 보수가 없다면 진보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진보없인 보수도 의미를 가지지 못합니다. 소통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이루는 근간이자 핵심입니다. 그동안 서로를 무시하고 싸우기만 한게 사실입니다. 이런 틀 안에서는 누가 정권을 잡던, 계속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겁니다. 우리는 왜 대다수의 국민이 만족하는 정권이 없습니까? 왜 김대중도 노무현도 이명박도 박근혜도 반쪽만 지지하는 정권이었습니까?
(이런 의미에서 저는 전쟁이 가져다 준 가장 큰 재앙은 이념 대립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전쟁은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조금 이상한 개념으로 변질시켰습니다. 누구는 '한국식 민주주의' 라고 하는데 저는 진짜 말 같지도 않은 궤변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민주주의가 뿌리 깊은 유럽의 선진국, 특히 프랑스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사회당이 있습니다. 오히려 양쪽으로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새로운 의견을 제시합니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를 규합하여 정부에게 큰 목소리를 낼 게 아니라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겁니다. 어렵습니다. 사람은 생각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생각에 지배당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압니다. 자꾸 자신이 옳다고 믿어지겠죠. 그러나 세상에 결코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인식하는 순간. 참 아이러니 하게도, 정 반대의 의견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수용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기존의 생각과 맹렬히 충돌하고 나서 하나가 되었을 때 진정으로 우리는 안녕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글이 매우 두서없네요. 정리를 못하고 쓰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