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2020
현 의료계 사태에 대해 누구보다 앞서 성명문을 내주신 본과 3학년 학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3학년 학생입니다. 우선 COVID-19가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일상이 무너지고 혼란을 겪고 계신 모든 분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의료 정책은 국민의 건강과 안녕과 직접 닿아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추진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 여야 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 정부가 내세우는 의료 정책 (의대 정원증원, 공공의대 신설, 원격의료 추진, 한방첩약 급여화) 속에, 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의사들의 목소리는 없습니다.
의료계는 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했으나, 현 정부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결국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시작으로 의료계 총파업, 그리고 예비 의료인인 저희의 움직임까지 이어지게 되었습 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환자들을 인질로 삼는 행위’, ‘내가 벌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언론 보도와 달리,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운동임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지역별 의료 불균형 문제와, 올해의 코로나 사태와 같은 국가긴급사태에 대응할 의료인력이 부족 하다는 문제를 토대로 의사 수 증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의료 체계에서 단 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은 앞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을뿐더러, 원래 의도와 정반대로 의 료불균형을 악화시킬 것입니다. 의료취약지역은 의사가 적어서 발생하지 않습니다. 인구가 적고 수요가 적은 지역에서는, 지금의 수가 제도 아래에서 병원이 자생할 수 없기 때문에 생깁니다. 의 료 수가의 조정 없이 양만 늘리는 의료 정책의 끝에는, 의미 없이 세금 지출만 증가하고 의료의 질은 저하되는 기이한 결말만이 이어질 것입니다.
한방첩약 급여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대 의학은 '근거중심의학'을 지향하며, 모든 의료 행위는 수많은 임상시험을 통과한 결과여야 합니다. 반면, 한방 첩약은 과학적 안정성 및 유효성이 입증 되지 않았으며, 개별 한의원에서 조제하여 환자가 투약하게 되는 첩약의 품질 관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수많은 암환자에게서 효과가 입증된 면역 항암제조차 우선순위에 밀려 급여가 이 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되지도 않은 첩약에 건강보험 재정을 쏟겠다는 정 부의 결정은,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포퓰리즘 정책에 불과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학 교육을 받는 예비 의료인으로서 저희는 모든 환자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고 배웠습니다. 이에 선배들의 움직임을 이어 받아, 이제는 학생인 저희도 행동하고자 합니다. 국 민의 건강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저희에게 부디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에서는 지난 8월 7일부터 14일까지의 수업 및 실습 거부 를 진행한 바 있으며, 이후 동맹 휴학과 국시 거부와 같은 추가적인 움직임에 대해 계획하고 있 습니다. 이에 동참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저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3학년 일동은 8월 18 일 (화)부터 21일 (금)까지 실습 및 수업 거부, 릴레이 시위, SNS 캠페인을 진행하려 합니다.
끝으로 의사 선배님들과 의대생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가슴 아픈 현실에도 굴복하지 않고 거리에 나가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목소리를 높여 주셔서 감 사합니다. 저희 의학과 3학년은, 전공의 선생님들의 무기한 파업과 의학과 4학년 선배님들의 국가 고시 응시 거부를 강력히 지지하며 응원합니다.
전국에서 뜻을 함께하고, 저희보다 먼저 움직여주신 동료 의대생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비록 저희의 결단이 조금 늦었지만, 예비 의료인으로서 우리의 직업적 양심을 지키기 위해 함께 행동 하겠습니다.
2020년 8월 18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3학년 일동 117명
강도희 강성현 강에녹 강지예 권소현 권영재 권재환 권혁찬 김경주 김동우 김성우 김수민 김용준 김재은 김지산 김지호 김지훈 김진우 김진하 김현진 김호수 김효영 나종혁 남명우 남재혁 노원준 라혜지 류민우 박상준 박상현 박세용 박순재 박승민 박은비 박정연 박정제 박제연 박종우 박준희 박지연 박하민 배정욱 변수민 변정우 서동은 서민설 성준영 성호석 손유빈 손은지 송두현 송민준 송정근 송화윤 심가영 안재성 양준혁 오유영 오윤경 오지은 온동석 왕익정 유재원 육강민 윤상윤 윤 형 이 건 이기언 이상엽 이수진 이승목 이승민 이윤주 이은해 이주언 이지용 이진한 이찬영 이창건 이태민 이필립 이호현 이홍나 이 휘 임종욱 임한별 전계현 전승연 전연준 전지훈 정동재 정민건 정민기 정민석 정성원 정성철 정수진 정재학 정재훈 정종욱 정현수 정희영 조성호 조주형 조희원 최성민 최지은 최지훈 하현진 한지윤 현승원 홍승주 홍윤태 황두현 황윤식 황지환 황희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