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1/2026
해외지역연구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강조되어 왔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특정 국가와 일부 지역에 연구가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그 결과, 급변하는 세계질서에 종합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우리의 지적 기반은 점차 취약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은 지역연구에 몸담은 연구자라면 누구나 공유하는 문제의식일 것이다.
마침 교육부의 해외지역연구 현황 분석 연구사업을 통해 그 실태를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었고, 그 결과는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연구 기반은 단절되어 있고, 축적되어야 할 자료와 아카이브는 관리와 계승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후속 세대 연구자들은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찾지 못한 채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해외지역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은 반복되지만, 지속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그 토대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연구는 단기간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언어, 역사,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한 장기적 축적과 세대 간 계승이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한 번 해체된 연구 기반과 사라진 아카이브는 다시 복원하기 어렵고, 그 공백은 곧 국가의 인식 능력과 전략적 판단의 한계로 이어진다.
이제 해외지역연구를 개별 연구자의 헌신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이는 학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변화하는 세계를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한 공공 인프라의 문제다. 지속적이고 균형 잡힌 관심과 지원이 없다면, 우리는 세계를 읽을 언어와 시각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된다. 해외지역연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책임 있는 관심과 장기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 해외지역연구의 현실: 한계와 문제점
○ 지역별 편중성
- 지역연구일반, 동아시아(중국·일본), 미국, 유럽 중심 연구 위주
-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된 국내 해외지역연구 대학부설연구소의 연구대상 지역은 일반 37.15%, 중국 16.6%, 아시아 12.65% 등에 집중됨
- 대륙 수준으로 분류하면, 아시아 지역은 41.1%, 유럽 17.39%, 아프리카 1.98%, 중남미 0.79% 등의 순으로 나타남.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한 연구의 편중성을 보이고 있음
-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등은 전문가 인력과 자료, 지원 등 부족한 상황이며, 연구 소외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음
- 전략적 무지: 글로벌사우스의 외교·안보적 중요성에 비해 학문적 기반의 취약 상황 지속. 연구개발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정책 개발 및 협력체제 구축이 미흡하여, 한국 외교전략의 효율성과 실행력에 부정적 영향을 제공
○ 통섭적·협력적 연구환경의 부족
- 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 중심 연구소 간 협업 인프라 구축 강화 방안 지속 논의
- 국내 해외지역연구 대학부설연구소의 연구분과(대분류) 현황은 인문학 46.25%, 사회과학 45.06%, 복합학 3.95%, 예술체육학 1.98% 등으로 나타남
- 인문학 연구분과(중분류)은 17.39%이며, 해당 분과 내 언어 관련 분야(중국어, 일본어, 기타 서양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기타 동양어, 독일어, 영어 등)가 8.7%로 높게 나타남
- 국내 해외지역연구 대학부설연구소는 인문학 및 언어학 연구에 높은 비중을 보이며, 단학제적 연구성향이 나타남. 또한 다학제간 연구는 0.79%에 불과하여, 국내 해외지역연구 환경은 다학제적 통섭연구가 미흡한 상황임
- 데이터 중심 연구와 현지조사 기반 연구 간의 접점 또는 균형 필요
- 국내 해외지역연구 대학부설연구소의 연구심화수준을 보면, 거시 27.67%, 중범위 33.99%, 미시 13.44%로 나타남. 연구심화수준이 중범위에 머물러 있으며, 정책호환성 수준에서도 충족 22.92%, 미흡 47.83%로 나타남. 이는 데이터 중심연구와 현지조사 기반 연구가 미흡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